예인과 학인의 기질을 겸비한 서예가 김동진 공자는 ‘예에서 노니는(遊於藝)’ 생활상을 군자의 한 갈래 이상으로 언급했다.(論語 述而 편) 예술을 사랑하고 예술을 즐기면서 여유로운 인생을 즐기라는 뜻일 게다. 서예가 김동진은 ‘도(道)’나 ‘법(法)’으로 정의되는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왜 ‘예(藝)’로 불리는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작가이다. 서예에 관한한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정서는 그러나 도나 법을 더 중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단체명부터 ‘영주서도회’가 아닌가. 김동진은 예인으로서의 ‘끼’와 학인으로서의 ‘뼈’를 겸비했다. 휘호 퍼포먼스에 관한 한 달인의 경지에 이르렀으며 그 상황을 즐긴다. 그의 조형엔 문법이 녹아있다. 글씨와 문구가 따로 놀지 않는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