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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미술사-'예인'과 '학인'의 기질을 겸비한 서예가 김동진

예인과 학인의 기질을 겸비한 서예가 김동진 공자는 ‘예에서 노니는(遊於藝)’ 생활상을 군자의 한 갈래 이상으로 언급했다.(論語 述而 편) 예술을 사랑하고 예술을 즐기면서 여유로운 인생을 즐기라는 뜻일 게다. 서예가 김동진은 ‘도(道)’나 ‘법(法)’으로 정의되는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왜 ‘예(藝)’로 불리는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작가이다. 서예에 관한한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정서는 그러나 도나 법을 더 중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단체명부터 ‘영주서도회’가 아닌가. 김동진은 예인으로서의 ‘끼’와 학인으로서의 ‘뼈’를 겸비했다. 휘호 퍼포먼스에 관한 한 달인의 경지에 이르렀으며 그 상황을 즐긴다. 그의 조형엔 문법이 녹아있다. 글씨와 문구가 따로 놀지 않는다는 ..

artist 2020.06.11

안동미술의 토대를 세운 이수창

중은(中隱)의 삶을 실천했던 화가 이수창의 예술세계 이수창(1929~2013)은 경북 의성에서 태어났으나 어린 시절은 누님이 살던 일본에서 보냈다. 일본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미술학교로 진학을 했으나 해방을 맞아 귀국했다. 18세의 청년 이수창은 이듬해 남한 최초로 설립된 에 입학해 평소 존경해 마지않던 손일봉을 사사하게 되었다. 거기서 박기태와 김인수를 동기생으로 만났다. 그들은 늘 함께 사생을 다니는 등 동반자로서의 미래를 함께 준비해나갔다. 특히 박기태와는 작가로서의 성취욕뿐만 아니라 작품의 방법론까지도 공유하며 닮아갔다. 이들 중에서도 이수창은 스승 손일봉의 회화론에서 한시도 떠나본 적이 없었을만큼 스승을 닮고자 노력했다. 자연의 외관에 앞서 실체를 중시하는 것이나 수채화를 회화의 주된 방법론으로..

artist 2020.06.09

안동수채화의 또 다른 매력, 수채화가 김인수

영원한 스승 수채화가 김인수 김인수는 울산 생으로 1948년 5월, 를 졸업한 뒤 (현 울산공고)에서 미술 강사 생활을 하며 지역문예지 「백양」에 삽화를 그리는 등 향리에 머무르며 미래를 준비했다. 그 시절 울산의 곳곳을 사생했는데, 당시에 그린 몇 점이 계간미술에 실려 있다. 1952년 동기생이자 지역 선배인 박기태가 먼저 안동으로 떠나고, 김인수는 1956년에 가서야 박기태의 주선으로 전임강사로 안동 땅에 입성했다. 이로써 손일봉을 사사했던 박기태, 이수창, 김인수 등 수채화를 추구했던 3인방이 모두 안동에 집결함으로써 대구와 같은 수채화 고장이란 명성을 드높일 수 있게 됐다. 이들 3인방에 대해 당시 음악교수였던 박정양 음대교수는 다음과 같이 인물평을 했다고 한다. “장발의 김인수는 노력파이고, 이..

artist 2020.06.08

제6회 경북수채화페스티벌 스케치

제6회 경북수채화페스티벌 일시 : 2020. 6.6(토) ~ 6.12(금) 장소 : 경주 서라벌문화회관 주최 : 경북수채화협회/ 주관 : 경주수채화협회 맨 앞줄 좌로부터 김정기 초대작가, 유승도 한국미협부이사장, 최영조 경주미협회장, 이병국 초대작가, 박용 초대작가, 송재진 경북수채화협회장, 강옥경 대구수채화협회장, 이명주 초대작가, 김예진 구미수채화협회장, 뒷 줄 좌 최한규 경주수채화협회장, 그 외 경북지역 참여작가

art news 2020.06.07

흐르는 물은 길을 묻지 않네 8

화동(火童) 스케치 불장난하는 아이지만, 스스로 불 끄며 놀 줄 안다. 저자에 불질러놓고 돌아와선 제 그림 속으로 첨벙 뛰어든다. 불장난을 멈추지 않으면서 불내지 않으니 생각할수록 저절로 웃음이 배어난다. 수묵담채라는 재료도 그렇고, 화제 또한 냇가나 폭포수가 대부분이다. 화동 형은 80년대 초 지역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하며 한국화라는 장르를 불붙게 한 사람이다. 거리낌 없는 언행에다 기행을 일삼는 작가 기질은 조용하기만 하던 지역 미술계에 파문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90년대 후반에는 ‘끝순네’가 등장하여 동네 예인들에게 멍석을 깔아줬다. 객기와 치기로 무장한 수염족과 뻐꾸기들 중에서도 화동 형은 단연 군계일학이었다. 그의 친구 맺기는 20여 년 연상의 나이조차 거리낌 없이 끌어내리는 수완이 있었다. ..

story 2020.06.02

점이라는 거울

점이라는 거울 ‘點’은 미시와 거시가 공재하는 거울이므로 내 모습이 비춰지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자주 잊고 산다. ‘나’라는 존재는 의식되지 않은 점경에 불과하다는 것을. ‘움직임’이란 살아있음의 시각적 단서다. ‘線’은 그러한 단서를 포착해내는 일획의 행위! ‘形’은 선의 기억이다. 기억과 기억이 중첩되면서 환영을 걷어내 준다. ‘形’이란 ‘態’라는 옷을 걸치기까지 그림자도 없이 떠돌던 바람 같은 존재. 펄럭이는 깃발이 바람인 것이고, 흔들거리는 나무의 우듬지가 바람인 것이다. 보이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기억해내게 하는 것이 바로 ‘線’이 아니랴. ‘형태’란 착시의 완성이다. 선 하나가 내 모가지에 올가미를 긋고 있다. 내가 ‘선’하나를 망각하고 있었다!

story 2020.05.30

흐르는 물은 길을 묻지 않네 6

125 목로 125는 ‘이리오시오’라는 뜻이다. 목로는 영주중학교 통로 사거리 부근에 위치했다. K의 표현대로 80년대 우리들의 양산박 홍도식당을 닮은 집이다. 오랜만에 발걸음을 했던 어느 날, 우피무침 접시만 보고도 맛을 알아차렸다. 욕쟁이 주모의 부재 때문인지는 몰라도, 맛은 보이기도 했던 것이다. 할멈의 손맛이 부재하다는 것은 이백이 탄식했던, 술 잘 빚던 기노인의 부재와 다를 바 없다. 저승의 주막집/ 이백 기(紀) 할아버지께서는 황천에서도 여전히 맛있는 술 빚고 계시리라 그러나 무덤 속 저승에 이백은 없으니 그 술을 누구에게 파시려는지? 哭宣城善釀紀叟 紀叟黃泉裏 還應釀老春 夜臺無李白 沽酒與何人 끝순네를 찾아낸 것이 나였다면, 125목로의 발견자는 K였다. 그러나 이곳에서의 골동취향은 그리 오래가..

story 2020.05.28

흐르는 물은 길을 묻지 않네 4

素宵齊 2001년, 울진에서의 첫 잠자리는 바다 위에 요를 깐 듯 난감했다. 연신 베게머리로 파도가 덮쳐왔던 것이다. 바다로부터 두 집 앞세운 골목 안이 나의 자취방이었지만, 몇 며칠을 노숙이듯 지샜다. 결혼한 이후 처음으로 맞닥뜨린 홀로의 생활은 해방감만큼이나 을씨년스러웠다. 홀로 술잔을 기울이는 일이 잦아졌다. 어느 날, 불콰해진 기분에 메모지를 긁적였다. 먼 곳, 적적함으로 술병을 얻었네/ 날 아는 이 없는 이곳에는 파도만 오락가락/ 기다리는 소식은 오지를 않고/ 봄 밤 바람소리에 술이나 또 한잔 운문이었지만, 한시의 번역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옥편 하나를 샀다. 그리고 주섬주섬 아는 한자들을 꿰맞췄다. 며칠 만에 한문 번역을 완성했다. 棲于蔚珍 遠方寂寂得酲湎/ 處少知音波往來/ 終日待心遲消息/ 春宵..

카테고리 없음 2020.05.24

흐르는 물은 길을 묻지 않네 3

갤러리 즈음에서 그러고 보니, 위치가 낯익다. 여기가 옛날 윤학식당 아니야? K의 반문이 확신이 되는 순간이다. 맞은 편 건물 2층이 호수다방이었다는 건 부인 못할 사실. 그러고 보니, 맞네. 20대적 우리들, 기윤, K와 호수다방에 죽치며 바둑 두며 놀던 시절이었다. 찻값이나 막걸리 내기도 종종 했다. 승률이 가장 높은 사람이 K였고, 나는 기윤을 조금 얕잡아 보긴 했어도 자주 술값 낙점을 받는 덜컥수 수준이었다. 오빠, 나는 쌍화차 한 잔. 김양이 커피를 주문받으며 때로는 가장 비싼 차를 먹겠다며 만문하게 굴었다. 안돼!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어둠살이 설핏할 무렵 윤학식당으로 내려왔다. 잡채가 들어있는 얼큰한 김치찌개에다 막걸리잔을 돌렸다. 어떤 땐 김양이 오빠, 나 좀 불러주면 안돼? 좀 쉬고..

story 2020.05.23

성명서

뉴스 > 문화예술뉴스 영주미술계, 영주 선비세상 파행적 개인미술관 건립 규탄 성명서 발표(사)한국미술협회 영주지부와 영주미술작가회 회원들 기사입력 2020-05-20 22:10 영주의 미술계를 대표하는 (사)한국미술협회 영주지부와 영주미술작가회 회원들은 지난 2월 20일 영주시가 김주백 화백과 맺은 ‘선비세상 내 미술관 건립’에 대한 투자협약 체결에 대해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협약서에 따르면 김주백 화백은 미술관 건립을 위한 설계 및 건축비와 미술품 등 약 73억원을 투자하고, 준공 이후 건물과 미술품은 기부체납 및 기증하되 20년간 김주백 화백이 무상 사용수익허가권을 갖도록 명시되어있다. 이번에 발표한 성명서에는 그동안 영주의 미술인들이 건의하고 제안했던 ‘시립미술관’에 대한 검토도 없이 공..

art news 2020.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