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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예향 청도의 근대화단

경북의 예향 청도의 근대화단 ‘소싸움’과 ‘청도반시’로 유명한 청도는 일찍부터 예향의 면모를 간직해온 지역이다. 경북지역에서 가장 이른 시기인 1925년 12월과 1926년 1월, 두 번에 걸쳐 ‘서화 전람회’가 개최됐다. 서화전은 조선시대 동헌(東軒) 건물을 도주학원(道州學院)으로 운영하기 위한 후원 행사라는 기록이 전한다. 1925년 12월에 개최되었던 서화전은 함경남도 북청 출신의 서화가 청파(靑坡) 전형윤(全亨胤 1894~1977)의 도움이 거론되고 있으나, 전형윤 자신의 서화전인지, 후원을 했던 것인지, 아니면 단체전인지는 분명치 않다. 당시 포항 출신의 서화가 석강 곽석규(郭錫圭)와 지역출신 작가 석농 김우곤이 청도에서 활동했던 사정에 비춰볼 때 이들의 전시회를 후원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story 2021.05.08

석당 최남주와 이인성

석당(石堂) 최남주(1905~1980 경주)와 이인성(1912~1950 대구) 일본은 한일합방 이전부터 조선의 문화재를 약탈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문화재 약탈행위는 1876년 2월 27일, 운요호 사건을 빌미로 조일(朝日) 간 강화도조약이 체결된 이래 1894년 청일전쟁, 1904년 러일전쟁을 벌여가며 조선을 반식민지화 해나가는 동안 계속됐다. 당시 조선에는 문화재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무렵인데, 일본인들은 보란 듯이 도굴과 약탈을 서슴지 않았던 것. 1907년께는 지키는 이 없던 석굴암 소문이 일본인에게 퍼졌고 일본인들이 가져가기 좋은 작은 불상들을 훔치면서 본존불 뒤편 둔부를 무자비하게 파괴하기까지 했다. 이들은 또 불국사 다보탑 상층 기단 네 귀퉁이 작은 돌사자상 넷 중 하나만 남기고 셋을 훔쳐 갔다..

story 2021.05.06

월남작가들의 스승 월계 계삼정

월남작가들의 스승 월계(月桂) 계삼정(1910~1993 평양) 2012년 6월, ‘계삼정유작전’이 영주문화예술회관 철쭉갤러리에서 개최됐다. 풍경, 인물, 정물, 동물, 불상, 반구상 등 다양한 소재와 경향을 보여주는 80여 점이라는 적지 않은 작품들이 유족들(장남 계재영)에 의해 공개되었다. 특히 5~60년대 풍기 근교의 풍경화들은 투박한 붓질과 질박함으로 인해 그 시절의 정경이 더욱 정감 있게 다가왔다. 화가라는 존재 역시 지역의 역사, 풍물 등을 시각언어로 기록하는 사학자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비록 소품이긴 하지만 6.25 전쟁의 상흔을 담은 두 점의 피난민 그림에서는 탈북민이 겪었던 시대의 아픔도 공감하게 된다. 계삼정은 한일합방 국치년이던 1910년 5월 25일, 평안남도 평..

artist 2021.04.30

국토를 빚지게 한 야송 이원좌

국토를 빚지게 한 야송(野松) 이원좌(李元佐, 1939~2019) 야송 이원좌는 겸재(謙齋) 정선(鄭歚, 1676~1759) 이래 한국산수의 정통성을 현대적으로 재창출했을 뿐 아니라, 온고지신(溫故知新)과 청출어람(靑出於藍)의 작가라는 점에 공감하게 된다. 정선이 ‘겸재준(謙齋皴)’을 통해 조선의 실경이자 이상화된 산수인 진경산수를 개창 했듯이, 이원좌 역시 ‘야송준(野松皴)’을 통해 20세기 이후의 한국 산천을 자신만의 진경으로 이상화시켰다. 준(皴)은 일종의 터치법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지방의 산세나 암석의 모양에 따라 창안되었다. 준(皴)은 특히 산수화에 있어서는 영혼과 같은, 작가의 개성과 능력을 알아볼 수 있는 요체로 인식되고 있다. 미술평론가 김상철은 “야송준이라 부를 수 있는 그의 준법은 ..

artist 2021.04.30

한국 인물화의 큰 산맥, 김호걸

인물화의 큰 산맥, 김호걸(金虎杰, 1934~ 영주) 김호걸은 1934년 영주시 이산면 ‘두암고택’ 장손으로 태어났다. 일찍이 서울로 유학을 떠났으나 초등학교 4학년 때 고향으로 내려와 를 다녔다. 졸업 후에 다시 서울로 올라가 에 적을 두었으나 4학년 때 6·25전쟁이 터져 또다시 고향으로 피난을 내려오게 됐다. 그리하여 에 적을 둔 채 당시 영주지역 유일의 를 졸업했다. 당시 소속의 이동수라는 분이 겸임교사로 미술과목을 가르쳤다고 한다. 김호걸은 걸출한 재능과 학업성적으로 회화과에 입학했고, 1957년 졸업했다. 이후 와 에서 10년간의 교사 생활을 한 뒤 지금까지 전업작가의 한 길만을 걸어오고 있다. 김호걸의 근성과 장인기질은 어린 시절부터 단련되어왔던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2014년, 서울 ..

artist 2021.04.18

이여성과 이쾌대 형제

이여성(1901~?)과 이쾌대(1913~1965) 형제 이여성(본명 이명건)과 이쾌대는 칠곡 출신으로, 특히 동생 이쾌대는 20세기 한국의 대표적인 화가로 꼽힌다. 둘 다 월북화가로 남과 북에서 동시에 ‘금기 인물’로 낙인찍히기도 했던 비운의 형제이기도 했다. 이쾌대는 형과 더불어 북한에서도 행적이 사라졌다가 1999년 김정일의 지시로 복권된 뒤에야 북한미술사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1965년 병사설이 유력하지만, ‘87년 사망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1935년 9월, 언론인으로서의 이여성은 ‘예술가에게 보내는 말씀’이란 짧은 편지를 예술가들에게 띄웠다. “조선의 예술가에게 나는 다음과 같은 꼭 두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1.....2. 현실 조선의 과학적 파악자인 예술가-우리의 예술가는 유한자를..

study 2021.03.05

Drawing, '생각의 놀이터' 展

드로잉, 생각의 놀이터 세계적 화상이자 드로잉 콜렉터 얀 크루거는 ‘드로잉은 인간의 첫울음’이라는 다소 자의적이고도 확증적인 말을 했다. ‘유화는 분식할 수 있고, 겹겹이 덧칠할 수도 있고, 다시 그릴 수도 있지만, 드로잉은 눈속임이나 거짓말을 할 수 없다. 드로잉은 작가의 깊은 내면세계, 원시성과 닮아있다.’라고 드로잉 예찬론을 펼쳤다. 우리나라에도 정신과 의사이자 『화골』의 저자 김동화라는 분이 그런 생각의 동조자이다. ‘작가의 예술적 발상과 창작의지가 담겨 있어 작가의 내면이 가장 잘 드러나며 작가의 진정한 실력은 드로잉에 있다.’고 맞장구를 친다. 과연 드로잉이 그만한 가치와 공감의 지평을 확보하긴 한 것일까. 일단은 개인의 심미안이나 선호심리에 기인한다고 쳐놓자. 그렇지만 드로잉의 가치와 가격이..

artist 2021.02.18

경북미술사 - '미술동인 경북선'

찻잔 속의 태풍이었던 7년 간의 기록 1988년, 에 재직하던 ‘민미협’ 소속 박용진의 주도로 예천, 영주, 상주의 젊은 작가들이 ‘미술동인 경북선’이라는 지역연합체를 태동시켰다. 명칭은 김천-영주 간 철도노선에서 자연스럽게 따왔다. 이들은 “우리의 지역미술은 어떠한 가치 기준에 의해 형성되었으며, 한국적인 주체성을 지니고 있는가?” “지역주민들과 공감의 폭은 어느 정도인가?” 등의 문제점을 스스로 자문했다. 박용진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중앙의 미술은 양적ㆍ물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제성이라는 유령 같은 흐름에 주체성을 상실하여 뿌리를 잃고 문화적 방황을 거듭하고 있다. 서울이 이럴진대 뿌리 있는 자생적 미술은 지방에서 길러져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중앙에 대비되는 변두리라는 뜻의 지방이 아니라..

study 2021.01.14

남부워터칼라페스티벌의 연혁 고찰

남부워터칼라페스티벌의 연혁 고찰 남부워터칼라페스티벌은 2005년, 부산에서부터 시작된 대규모 수채화제전이다. 남부라는 명칭이 말해주듯, 수도권을 배제한 남부지역 수채화작가들이 도모했던 예술의 지역분권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애초엔 부산과 호남 간 동서화합 차원으로 기획되었지만, 그 의미가 확장되어 현재의 모습으로 안착되었다. 광역시나 도 단위 지역 간 순회교류라는 처음의 의도 역시 수정될 수밖에 없었는데, 도 지역의 사정이 광역시와는 다뭇 달랐기 때문이었다. 경북의 경우엔 도 단위 단체가 결성되지 못한 채 북부권엔 영남수채화작가회(1998)가 김천엔 김천수채화협회(1989), 포항엔 포항수채화협회(2004)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경북을 대표하여 영남수채화작가회(1998)가 2회전부터 참여하게 ..

카테고리 없음 2020.12.28

경북미술사 - 경북북부지역 구상미술의 선구자 류윤형

경북북부지역 구상미술의 선구자 류윤형(1946~2014) 2020년 12월, 류윤형 회고전 ‘시간 속을 흐르는 자연의 빛’전이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됐다. 문득, 영주시민신문에 연재했던 ‘영주미술기행’ 류윤형 편이 떠올랐다. 이 글은 다시, 2016년에 출판한 ‘기억과 흔적, 송재진의 영주 · 경북미술 순례기’에 실렸지만 너무 간략한 스케치여서 이번 기회에 명암도 뚜렷이 하고 색도 입혀보고 싶은 욕망이 일었다. 글쓴이의 기억과 경험치를 최대한 발휘하여 고인의 생전 모습을 기려보고자 한 것이다. 새로 썼다고는 하나 그 바탕엔 예전 글을 분산시켜 재배치했으며, 다만 개작 수준의 살붙임을 했다는 것만으로 다소간 위안으로 삼는다. 류윤형은 생전 글쓴이에게 동문전을 추진해보라는 당부를 여러 차례 했었다. 꽤 ..

artist 2020.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