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영주미술기행40 신재순

즈음 2016. 4. 18. 10:57

영주미술기행41

 

닥종이 인형과 수묵을 접목시킨 동심의 작가 신재순

 

 

신재순의 작업 화두는동심이다. 그의 세계는 생텍쥐페리의어린 왕자이야기처럼 어른들을 위한 동화처럼 읽힌다. 동심의 회복이야말로 철없는 어른들을 철들게 하는 마법일 지도 모른다그 역시 젊은 날 한 때 방황과 고독이라는 사막에 불시착한 적이 있었다. 평생의 업이라 믿었던 붓을 꺾고 사막을 헤맸던 것이다작가는 스스로 묻고 답하며화두에 부심했다. 그는 어린 시절의 장면들이 별처럼 깜박이는 하늘을 떠올렸다. 서천 강변의 너른 모래밭과 동무들과 어울렸던 영주의 골목들이 은하수처럼 펼쳐졌다그는 별들로의 여행을 결심했다그가 만나야 했던어린 왕자 자기 자신이었던 것처럼, 별마다 낯선 기억의 주인들이 기다릴 지도 모른다는 설렘이 일었다그가 '동심'이라는 보따리를 들고 지구로 귀환했을 때 사람들은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눈웃음을 지었다. 작가의 해맑은 표정을 늘 보아왔던 사람들일수록.

 

글쓴이와 작가와의 만남은 8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 졸업반 때 영주의 한 미술학원에서 강사생활을 할 때였다. 복학을 앞둔 대학생이라며 신재순이 찾아왔다아담한 체구에 웃는 표정, 사근사근한 말투. 제대군인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글쓴이보다도 연상이었지만(1959년 생) 우리는 오랜 지기를 만난 것처럼 금방 가까워졌다. 그의 집은 현재 동생이 가업을 잇고 있는 축산회관이다. 신재순은 영주초등학교와 대영중학교를 거쳐 ‘77년 안동 경안고를 졸업했다. 그랬던 까닭에 영주의 미술학도들과는 소통의 흔적이 지워져 있었다고향의 미술발전에 대한 서로의 청사진을 안주로 삼아 술잔을 부딪치는 일이 잦아졌다. 마침내 의기가 투합 됐다현재의영주미술작가회는 그렇게 해서 막이 올랐다. ‘84년 초대회장 김중훈에 이어 이듬해 2대 회장을 맡았던 그는 2학기 복학을 위해 대구로 떠났다. 회장은 글쓴이가 승계했다. 영남대학교로 복귀하자마자 그가 회에 보내온 선물보따리는 '열림카페갤러리'초대전이었다동대학원에서 공부를 이어가며 회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던 그가 '89년 이후 영주에 오는 일도 뜸해질 만큼 개인사의 뒤안으로 숨어버렸다. 그가 다시 대구화단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풍문을 듣기까지, 그 이후에도 한참 동안 우리는 서로를 잊어가던 중이었다.

 

닥종이가 자신의 고향과 어린 시절의 그리움을 부활시킨 촉매제였다면, 신재순의 수묵정신은한지조형이라는 새로운에 빙의되어 회화에서 조형으로 확장되었다고 볼 수 있다. <대구예술대학교 예술한지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며 한지와 불교와의 접목을 시도했다. 2007년 서울 조계사의부처님 오신 날봉축전과 대구 동화사를 비롯한 지역축제인승시’,‘갓바위축제등에도 초대받았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는 그가 만든 한지 인형이 남아공 코사왕국 대관식 축하 선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그의 작품들은 많은 내외국인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그의 움직임은 이제 풍문이 아니라 소식으로 기록되고 있었다

 

신재순의 또 다른 아이콘은 환경미술이다일본작가들이 한국으로부터 떠내려 온 바다쓰레기들을 모아 환경 퍼포먼스를 펼쳤다는 뉴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사건은 작가에게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미술의 역할을 서두르게 만들었다대구환경미술협회라는 조직이 구체화됐다. <재활용의 미학전>, <리싸이클링전>, <재활용 이색 크리스마스 트리> 설치 등 계몽 운동을 겸한 미술전을 잇따라 개최했다환경부 환경교육홍보단 강사로 위촉되어 각급 학교와 기업체, 군부대 등에서 환경교육을 도맡기도 했다그의 선도적 실천행위는 2010, 환경미술인상(대구지방환경청), 스포츠서울 선정 혁신리더, 환경보전부문 대구시 공로표창 등으로 호응을 얻어냈다그동안 14번의 개인전과 500여회가 넘는 단체 및 초대전을 소화해낸 중견작가 신재순그의 동심의 미학은 작가, 미술행정가, 사회운동가 등 자신이 관여하는 모든 분야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그만의 아이콘이자 노하우가 됐다대구미술협회 부회장, 환경미술협회대구시지회장, 한국교육미술협회-학회 부이사장 등이 현재의 직함이며, 여전히, 그는 바쁘다



한지-여름이야기 2010


재활용-대구 동성로 크리스마스트리  2012

                                                         

개인전-파랑새의 꿈 1  2016



'artis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주미술기행53 권영섭  (0) 2016.08.09
영주미술기행51 김은보  (0) 2016.07.22
영주미술기행48 손봉숙  (0) 2016.04.10
영주미술기행39 장호중  (0) 2016.04.06
영주미술기행42 김철옥  (0) 2016.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