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영주미술기행18 장준문

즈음 2015. 11. 9. 15:25

영주미술기행 18

 

실류향(失流鄕)의 작가 장준문

 

20104, 작가는 내성천 발원지인 봉화 오전약수탕에서 홀로 출발하여 예천 삼강마을까지의 물의 길을 걸었다. 사흘간의 묵념의 완보였다. “물은 이니 니 하는 억지 개발논리에 따라 멈추지 않고 자연의 순리대로 흘러야한다. 그것이 물의 속성이며 존재이유이다. 이는 지난 3일간 유유히 흐르는 내 삶의 흔적을 따라, 내 정체성의 탯줄이며 꿈의 원천이라 할 내성천 물길을 따라 내가 걸어온 이유이기도하다.” 작가의 고향은 평은의 금강(錦江)마을이다. 생명의 모태요, 정신세계의 원형으로 언젠가 이승의 육신을 뉘이고자 했던 안식처이기도 했다. 그 금강이 400여년 이어왔던 숨쉬기를 멈춘 것이다.

 

작가는 마을 앞 내성천 모래를 퍼담아 자신이 사는 대전으로 가져갔다. 그 모래들은 상징기호처럼 작가의 가슴 속에 한 알 한 알 주홍글씨로 각인됐다. 2011, 작가는 각혈처럼 토해낸 작품들을 서울 인사동 라메르갤러리에다 펼쳐놓았다. 무언의 일인항거였다. ‘실류향(失流鄕)-금가이 갱벤에 적다의 다음 귀착지는 비극의 발생지인 고향땅이었다. 영주시민회관 전시실에는 실향민들로 붐볐다. 작가는 목이 메었다. 작품 중에는 모래빛이 다른 게 섞여있었다. 탁한 빛깔의 그림들은 대전의 젖줄인 금강의 모래라고 했다. 작가의 의중이 읽혀들었다.

 

장준문은 한남대학교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70년대 후반 중등학교에 잠시 적을 두기도 했으나, 줄곧 전문작가로서 대학에 출강하며 작업에만 전념했다. 1995년과 1997년 서경갤러리에서  생명유사’,  비무장지대 등 두 번의 개인전을 개최하며 대전에서 작가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1999년에는 대전현대미술협회창립에 참여했다. 거제시 양지암조각공원에는 작가의 작품 '꿈꾸는 섬'이 공모당선(2007)되어 전시되어 있다. '내성천보전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한글과 문학에도 관심을 가져한말글사랑 한밭모임에도 적을 두고 있다. 현재는 조각이라는 장르의 고착으로부터 탈피, 모래판을 캔버스로 하는 회화와 문자조형 중심의 작업으로 전환하였다. 입체 작업과 함께 모래회화 작업에 문학적 요소를 곁들이고 문예창작에도 열정을 기울이고 싶다는 포부를 펼쳐보인다.

 

201510, 영주미술작가회 회원들이 예인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있을 때였다. 글쓴이가 전화를 넣었을 때, 그때도 작가 홀로 내성천을 걷고있던 중이었다. 회원들만 모이는 회의 성격이 아니었기로 작가 또한 자연스레 회합에 동참했다. 몇 순배 술잔이 돌아가고, 얘기들이 섞이다가 마침내 작가 또한 입당원서(?)를 쓰기로 했다. 작가는 1949년 생으로, 평은초등을 졸업한 후 안동에서 중·고등학교(안동중·안동고)를 다니게 됨으로써 영주화단과는 격의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5년 전 쯤 박하식 소설가와 함께 영주미술작가회 전시장을 찾아와 인사를 나눈 이래, 지역의 여러 미술행사에 초대작가로 출품하며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영주미술작가회나 장준문 작가나 그 공통의 분모에는 애향심이라는 단어가 자리잡고 있다.

  

 

                                               

 내성천-어머니의 강(Ⅰ), 90×60×3.5cm, 한지·모래에 아크릴 물감, 2014

 

                                                                                   실류향(6), 50×35cm, 모래에 유채, 2011

                                                                      내성천-어머니의 강(Ⅱ), 60.5×46cm, 모래에 아크릴물감, 2015    

내성천-어머니의 강(Ⅲ), 61×45cm, 모래에 아크릴물감, 2015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artis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주미술기행20 김은  (0) 2015.11.25
영주미술기행19 정관훈  (0) 2015.11.16
영주미술기행16 이상열  (0) 2015.11.06
영주미술기행17 권기수  (0) 2015.11.06
김은  (0) 2015.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