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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지원예산 현황 및 기금개발 방안/ 김승동 부천시의원 2009

즈음 2011. 4. 7. 09:12

 

문화예술 지원예산 현황 및 기금개발 방안

 

 

 

김승동/ 부천시의원

 

 

1. 서

문화가 도시정책의 화두가 된지는 이미 오래이다. 문화의 세기, 문화의 시대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이미 문화를 빼고 도시를 이야기할 수 없게 되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문화란 문화예술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즉, 문화예술의 발전을 통해 문화산업을 육성해 나가고 이것이 미래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어져 그 도시를 살찌운다는 것이다.

폭 넓은 문화예술은 결국 기초예술에서 출발한다. 기초예술의 육성과 지원이야 말로 바로 문화예술, 문화산업의 밑바탕이 되는 것이다. 튼튼한 기초 없이 훌륭한 문화예술이나 부가가치 높은 문화산업이 있을 수 없다.

악보를 읽지 못하는 음악가가 나올 수 없고 행간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는 시를 쓸 수 없으며 대상의 구도를 잡지 못하는 미술가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것은 그저 단순한 이론적 지적일 뿐 정말로 현실에 들어오면 그러니까 문화예술의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그 중요성은 상상 이상의 무게를 두고 있다. 더구나 문화예술이 문화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21세기의 시대적 흐름에서 보면 이는 더욱 더 중요해 진다.

문화산업 얘기만 하면 제일먼저 거론되는 영화 쥬라기공원의 성공도 문자로 구성된 대본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 상상력 넘치는 이야기 구조와 배경음악, 스티븐 스필버그의 띄어난 연출력 등이 결국은 문학, 음악, 연극 등등의 기초예술 부분의 탄탄한 바탕이 없었다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는 온라인 게임도 전편에 흐르는 거대한 서사구조 즉, 스토리가 재미없다면 성공할 수 없다. 하다못해 인기 있는 드라마나 열광하는 아이돌 스타들의 춤이나 노래도 기초적으로 음악이나 무용, 문학에 바탕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성공하고 있는 어떤 문화콘텐츠도 그 밑바탕에는 어김없이 기초예술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세계는 이미 이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만 기초예술을 무시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 부천은 다른 어느 곳보다도 문화산업이 도시의 중심산업이 되고 있음에도 기초예술에 대한 이해와 투자가 미흡하다.

그럼 먼저 선진외국의 기초예술 진흥사례를 살펴보고 나서 우리 부천의 문화예술이 처한 현실적 문제점, 그중에서도 문화예술 지원예산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2. 세계는 지금 기초예술에 집중

앞서 얘기했지만 세계 각국은 21세기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로 이미 ‘문화’를 꼽고 있다. 이러한 문화산업의 생산과 소비현장이 첨단화, 다변화 될수록 더욱 중요성을 절감하는 것이 바로 기초예술이라는 것이다. 패션, 디자인, 온오프라인 게임, 스토리, 출판, 미디어, 공연, 애니메이션, 영화에 이르기까지 한 나라를 먹여 살릴 고부가가치 산업은 궁극적으로 그 나라가 갈고 닦아온 ‘기초예술’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음악과 미술, 연극과 문학을 통해 길러진 예술적 감성과 인문학적 상상력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문화산업의 원류이자 저수지라는 것이다.

음악의 경우를 보자. 독일의 경우 1920년부터 설립하기 시작한 무직술레(음악학교)가 있는데 최근 이의 확충에 최근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어린이, 청소년, 성인 100만 명을 가르치는 1,000개의 무직술레를 만들자’는 목표를 내걸고 정부와 지자체가 온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무직술레에 등록하면 30~100유로(우리돈 4~12만원)만 내면 악기 개인레슨을 포함하여 다양한 음악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하프, 바이올린, 첼로 같은 고가의 악기도 연습은 물론 집으로 빌려 갈 수도 있다. 무직술레는 학교교육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는 음악 교육을 사회가 채워준다는 것이다. 적어도 ‘돈이 없어서 악기를 못 배우는 일’은 없도록 한다는 것이 이 제도의 취지이자 독일 정부의 목표이다. 물론 일반 주민들의 수강도 가능하다. 운영비의 60%는 수강생이 내고 나머지는 지자체가 지원한다. 이 무직술레로 인해 지역 주민들 다수가 음악 연주자로 또 감상자로 거듭나면서 음악 강국 독일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보다 못한 남미의 베네수엘라에는 청소년 오케스트라만 200개가 넘게 있다고 한다. 여기서 어린이와 청소년 25만 명이 방과 후에 4시간씩 교육을 받고 있고 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만도 1만 5천명에 이른다. 특히 마약이나 폭력조직이 난무하는 어지러운 환경에서 청소년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음악교육이라고 한다. 사회문제까지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26세의 나이로 스웨덴 예테보리 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로 취임하면서 일약 세계 음악계의 ‘샛별’로 떠오른 구스타모 두다멜(26)도 이 프로그램 출신이다. 저명한 음악가들이 21세기 음악계의 미래는 베네수엘라에 있다고 하는 이유가 있다.

뉴욕 현대미술관에서는 매주 토, 일요일이면 ‘네 살짜리를 위한 미술(Art for Four)’ 행사가 열린다. 미술전공 교육요원들이 20명 단위의 소그룹을 만들어 1시간 동안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그림을 설명해 준다. 이 프로그램은 포드자동차가 4세에서 14세 아이들을 위해 만든 프로그램 중의 하나다. 네 살부터 미술관에 드나들었으니 이 아이들이 성장하면 미술 팬이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그들의 미술적 상상력은 앞으로 미국을 먹여 살릴지도 모른다.

정부의 지원 정책 또한 중요한 사례다. 국가 전체가 나서서 만들어낸 스페인의 ‘아르코 아트 페어’가 있다. 1982년 처음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보잘 것 없는 국내용 페어였다. 그러나 미술시장의 장래를 내다본 정부와 왕실, 지자체 등이 팔을 걷고 나서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국왕이 직접 주빈국 수반을 국빈으로 초청 해 왕궁에서 접대하고 갤러리로 모시고 갔다. 정부와 지자체는 연간 400만 달러(40억원)가 넘는 예산을 지원한다. 행사 주최 측인 마드리드 시 산하 독립법인 이페마(IFEMA)는 다양한 부대행사로 세계적인 컬렉터 200여명을 불러들인다. 한편 소피아 미술관, 코카콜라 스페인 지사 등 큰 화랑과 기업들은 연간 미술품 구매의 상당부분을 이 행사 때 집중하여 아트 페어 효과를 더욱 높인다. 이러한 적극적인 정부의 미술시장 확대 정책은 1982년 5개에 불과하던 작품 수집미술관이 200여개로 늘어나는 대 성공을 거두며 스페인을 유럽 미술시장의 메카로 만들고 있다.

지역 공동체와의 공생도 중요하다. 독일 서남부에 있는 로이틀링겐시는 인구 13만 명의 작은 도시이지만 예술가들에 대한 지원은 전폭적이다. 로이틀링겐시 도서관은 26년째 ‘로이틀링겐 작가와의 만남’이라는 문학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이 로이틀링겐 시에 거주하는 소설가와 시인만 이 프로그램에 초청된다. 작가의 작품성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우리고장의 예술가를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애향심이 취지이다. 이러한 시의 방침에 따라 많은 신인 작가들이 꿈을 키워가고 있고 실제로 성공하고 있다.

혐오시설인 쓰레기 매립지로 찾아간 경우도 있다. 바로 한 해 매출 6억5천만 달러(6,200억원)를 올리는 그 유명한 ‘태양의 써커스’다. 태양의 써커스는 지역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1997년 몬트리올 외곽의 쓰레기 매립지로 공연장을 옮기고 지역 주민들과 끈끈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주민들의 사랑 역시 대단할 수밖에 없다. 길거리 곡예사 출신인 기랄리베르테씨가 만든 태양의 써커스는 1989년부터 매년 수입의 1%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1994년부터는 전 세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써커스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자신감과 꿈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관객은 그저 하루 밤 구경꾼이 아니라 우리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동업자’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

기업들도 앞 다투어 기초예술에 투자하고 있다. 명품 가방과 옷을 만드는 에르메스사는 2001년 브뤼셀에 미술전시관을 지었다. 그리고 매년 살아있는 유럽 미술작가 4명을 골라 이 미술관에 세운다. 작품의뢰를 한 다음 재료비를 대어주고 2, 3달 동안 전시회를 열어준다. 에르메스 본사 차원의 홍보와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브뤼셀 전시가 끝나면 에르메스 미술관이 있는 다른 나라의 순회전시도 지원해 준다. 에르메스 측은 ‘인기작가, 뜨는 작가에는 관심이 없다’는 반응이다. 철저하게 젊은 작가 비 상업적인 작가를 전폭 후원하고 있다. 20~30년 후의 미래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까사 앤센디다’전시장은 연중 각종 전시회와 공연이 열리는데 마드리드 은행이 설립한 독립법인이 운영한다. 은행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하여 미술관을 짓고 현대미술을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 일본 교토역 안에 있는 1,000석짜리 교토극장은 일본철도 JR이 운영하고 있다. 철도와 문화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JR은 이미 ‘문화를 지원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 극장 때문에 공연이 있는 주말이면 주변지역 상권의 매출이 2~30% 씩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세계 각국은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민간기업 할 것 없이 모두들 기초예술 투자에 정신이 없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열악하다 못해 참담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두고 보면 알겠지만 지금 기초예술에 투자하고 있는 나라들은 분명 다음 세기에 문화산업을 지배할 것이다.

3. 부천시 문화예술 지원예산 현황

그러면 이 기초예술은 어떻게 육성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까? 여러 가지 대안이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은 인프라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교육인프라, 시설인프라, 그리고 지원인프라이다.

오늘 제가 발표할 주제가 지원기금의 문제이므로 교육인프라와 시설인프라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고 지원예산에 대한 문제를 짚어보기로 한다. 우선 부천시와 시세가 비슷한 수도권 인접 자치단체의 문화예술 예산을 비교해 보면 <표1>과 같다.

<표1> 주요도시 문화예술 예산 비교
                                                                                                                    (단위 : 천원)



도시별


총계


문화예술


문화산업


관광


체육


기타


비고


(구분이 안 되면 합산)


부천


71,788,847


16,529,374


32,452,993


78,480


22,728,000




수원


51,257,225


23,609,225



1,400,000


26,248,000




성남


67,088,180


31,661,180



120,000


35,307,000




고양


41,516,374


25,163,374



200,000


16,153,000




 

위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부천시의 문화예술 예산은 717억원으로 절대금액에서는 최고 우위에 있다. 그러나 부천시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문화산업부문을 제외하면 400억대로 고양시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게 된다. 조금 더 깊이 분석해 보면 관광, 체육을 제외한 순수 ‘문화예술’부문만을 보면 성남시의 절반 수준인 165억원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예산 총액에서 이미 경쟁도시에 비해 비교열위에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으로 부천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주요 문화사업과 기초예술부문의 예산을 비교해 보면 <표2>와 같이 나타나고 있다. 즉, 영화제 관련예산이 21억원, 만화관련 예산이 60억원, 무형문화제 관련예산이 75억원, 부천필 관련예산이 52억원으로 나타나고 있고 이를 제외한 기초예술부문의 예산은 18억원에 불과하다. 영화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초예술부문보다 3, 4배의 규모를 보이고 있다.

<표2> 부천시 주요 사업 분야별 예산
                                                                                                                     (단위 : 천원)



사업분야별


예산(총계)


시비


도비


국비


영화제관련


2,168,000


1,268,000


400,000


500,000


만화관련


6,035,468


5,300,468


260,000


475,000


무형문화제관련


7,578,000


4,878,000


2,000,000


700,000


부천필관련


5,274,113


5,274,113




*기초예술부문


1,806,540


1,640,540


166,000


 


기초예술부문의 예산을 다시 분석해 보면 <표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총액 18억원 중에서 ‘창작지원 성격’의 예산이 7억 2천만원, 또 더 좁혀서 ‘순수 창작지원 기금’만 합산하면 4억 9천만원에 불과한 초라한 모습을 보게 된다.

<표3> 기초예술부문 예산의 세부내용
                                                                                                                  (단위 : 천원)



사업 내용별


예산(총계)


시비


도비


국비


*기초예술부문


1,806,540


1,640,540


166,000



(창작지원 성격)


(720,540)


(584,540)


(136,000)



(순수 창작지원 기금)


(490,000)


(354,000)


(136,000)


 


부천시 기초예술 부문예산 18억원을 편성이나 출연된 항목별로 구분해 보면 <표4>에 나타나듯이 복사골 예술제와 같이 예산서에 부기로 편성된 단위 사업의 총액이 10억 86백만원, 사회단체 보조금이 2억 30백만원, 문화예술진흥기금이 2억 18백만원, 그리고 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기금이 2억 72백만원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화재단지원금 2억 70백만원 중에는 도비 1억 36백만원이 포함되어 있다.

<표4> 부천시 기초예술 부문 예산
                                                                                                                     (단위 : 천원)



구 분


예 산


시 비


도 비



1,806,540


1,640,540


166,000


예산 편성


1,086,000


1,056,000


30,000


사회단체보조금


230,540


230,540



문화예술진흥기금


218,000


218,000



문화재단지원금


272,000


136,000


136,000


 

 

 

 

 

 

 

 

 

 

 

 

 

 

 

 

이러한 기초예술부문 예산의 세부내역별 지원규모를 살펴보면 우리시의 예술인들이 얼마나 목마른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각 단체나 개인들이 지원 받는 건당 지원액을 분류해 보면 <표5><표6>처럼 너무나 소액이라는 것이다.

<표5> 부천시 기초예술 지원규모별 현황 1(사회단체보조금, 예산편성사업)    
                                                                 (단위 : 천원)



구 분


건수


주요 사업명 (주를 이루는 사업)


총계


62



300만원 이하


7


부천문화아카데미외 전시, 공연, 발간 등


600만원 이하


24


부천실버 경기민요경창대회외 공연, 전시, 등


1,000만원 이하


14


올해의 작가전외 공연, 전시 등


2,000만원 이하


9


국악경연대회외, 경연대회, 공모전 공연 등


2,000만원 이상


8


복사골예술제외, 축제, 공연 등


<표6> 부천시 기초예술 지원규모별 현황 2((문예진흥기금, 문화재단 기금)
                                         (단위 : 천원)


구 분


건수


주요 사업명 (주를 이루는 사업)


총계


221



300만원 이하


135


공연, 전시


600만원 이하


68


교류전, 경연대회 참여 지원 등


1,000만원 이하


18


연극제 등 개최


2,000만원 이하


-



2,000만원 이상


-




이상과 같이 부천시 기초예술부문의 예산 현황 전반을 살펴보면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 기초예술부문의 지원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것도 순수 창작지원 예산은 불과 4억 9천 만원에 불과한 가슴 아픈 실정이다.

둘째, 단위 사업별(건당) 지원예산의 규모(액수)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 순수 창작지원금의 61%가 300만 원이하의 소액지원을 받고 있다. 조금 규모가 크게 지원하는 예산편성사업이나 사회단체보조금의 경우에도 50%가 600만원 이하의 소액지원이다.

셋째, 문화예술진흥기금 적립금이 적어 이자 발생 분을 가지고 지원하는 규모가 연간 2억 1천 만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4. 결

이상에서 문화예술 특히 기초예술의 중요성을 살펴보고 또 세계 각국의 기초예술 진흥 정책들을 개관하였다. 아울러 문화도시를 자임하는 부천시의 문화예술 지원기금 예산현황을 살펴보면서 문제점도 짚어 보았다.

시대는 이미 문화의 시대에 진입하였고 문화가 돈이 되는 산업으로 발전하였으며 이를 놓칠세라 세계 각국은 문화산업에 올인하고 있다. 그 문화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일찍부터 기초예술 육성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문화도시라는 부천은 겉만 번드르르 하지 속빈 강정이 아닐 수 없다. 솔직히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경쟁도시에 비해 기초예술은 한 참 뒤떨어져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앞서 살펴본 예산규모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지금이라도 우리는 부천이 지향하는 문화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라도 문화예술 그 중에서도 기초예술 투자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순수 창작지원예산 4억 9천 만원, 이것은 대형공사 낙찰 차액만도 못한 값이고, 동네 공원 하나 리모델링하는 값이고, 부천시가 한 해 동안 쓰다가 남은 돈 즉 불용액, 그것도 1천만원 이상 남은 불용액의 100분의 1에 불과한 액수이다. 기가 막힐 노릇 아닌가?

결론적으로 누가 보아도 너무 열악한 부천의 기초예술 지원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일차적으로 부천시의 적극적인 관심의 촉구다. 대중예술이나 전통예술부문의 예산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기초예술부문의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지역의 기초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돕는 순수 창작지원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여기에는 그야말로 ’혁명적‘ ’획기적‘ 하는 단어가 따라야 한다. 왜냐하면 예산 편성은 ’전년도 대비‘라는 안전막을 이용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전년대비 증액으로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시정의 최고 책임자와 기초예술 관련부서 공무원들의 마인드가 중요한 것이다. 단번에 10억원, 20억원을 편성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솔직히 이 정도는 부천시의 예산규모에서 전혀 부담되는 수준이 아니다.

다음으로 공공부문에서 다 충족하지 못하는 지원 예산을 민간의 참여를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기업 메세나이다. 지금 ‘부천시 기초예술진흥 조례안’이 발의되어 있는데 여기에서도 이 조항을 내포하고 있다. 즉 지역의 기업들이나 독지가들이 지역의 예술인들과 결연하여 상생의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메세나를 활성화 하자는 것이다. 국민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예술품을 소장하고자 하는 가정도 늘어나고 있고 또 우리 부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수준도 높기 때문에 서로가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문제는 한 도시를 경영하는 사람들의 미래를 예측하는 통찰력과 창의적이고 열린 사고가 있을 때만이 풀릴 수 있는 것이다. ♠

                             기사입력: 2009/12/18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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