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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영·호남 예술의 상생·발전 방향

즈음 2015. 11. 28. 21:32

영·호남 예술의 상생·발전 방향

                                     세미나 : 2015. 10. 2(금) 오후 4시

                                                              장소 : 경주화백컨벤션센터 회의실

                                                              주최 : 경상북도

                                                              주관 : 한국미술협회경북지회

     PROGRAM

 

 

16:00~16:05

개회

16:05~16:10

내·외빈 소개 및 지회장 인사말

주제발표 : '영·호남 예술의 상생·발전 방향'

사회 : 송재진

16:10~16:20

발표1 '영·호남 예술인들의 상생을 위한 제안'

최영달 (한국미협경주지부 전 지부장)

16:20~16:30

발표2 '지역미술의 현실과 발전방향'

-전남·경북을 중심으로-

이승정 (전라남도예술인총연합회장)

16:30~16:40

발표3 ‘함께 가자, 상생의 길로!’

- 예술(미술)의 영호남 상생발전을 위한 방안 -

양준석 (순천투데이 신문사 대표·발행인)

16:40~16:50

발표4 '독도에서 가거도까지'

송재진 (한국미협영주지부장)

16:50

폐회

 

 

    CONTENTS

      영·호남 예술인들의 상생을 위한 제안 8

       최영달 한국미협경주지부 전 지부장

      '지역미술의 현실과 발전방향' -전남·경북을 중심으로- 10

       이승정 전라남도예술인총연합회장

      ‘함께 가자, 상생의 길로!’ - 예술(미술)의 영호남 상생발전을 위한 방안 - 12

       양준석 순천투데이 신문사 대표·발행인

      독도에서 가거도까지 14

       송재진 한국미협영주지부장

 

영호남 예술인들의 상생을 위한 제안

-영호남 상생 교류전에 즈음하여:

최영달 한국미협경주지부 전 지부장

영·호남은 백제와 신라의 전쟁과 통합과정을 겪으면서 지역감정이라는 벽이 생겨났다고 생각한다. 조선시대에 와서도 인재등용에서 차별받음으로서 그 골은 더욱 깊어졌으며, 현대에 와서는 정치인들이 그들의 이익을 위해 이러한 감정을 부채질 하고, 부당하게 이용함으로써 지역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져 왔던 것이다. 우리 예술인들은 그런 점에서 자유로우며, 껄끄러움을 매끄럽게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적절한 방법을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영남(경북)작가와 호남(전남)작가가 매년 오가며 교류전을 열되 작가들의 방문도 함께 이루어져 그 지역의 명소를 돌아보는 등 서로 사귐을 갖는다면 상호 간의 이해의 폭이 대폭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점은 우리 경주미협과 일본의 오바마시 미술인들의 교류로 큰 성과를 거둔 전례가 있어 성공을 장담할 수 있다.

1999년 여름, 일본 쯔루가시 개항 100주년기념을 맞아 와카사만과 서로 마주보는 오바마시가 공동으로 기념행사를 개최하면서 자매도시인 경주시 미술인들의 작품을 함께 전시하고 싶다는 제의를 해왔다. 그때 우리 미협에서 “그림만 보내어선 진정한 교류가 이루어지기 어려우니, 작가들도 참석하겠다.”는 뜻을 전했고 그것이 받아들여져 경주미협 회원 5명이 그림을 들고 일본을 방문했다. 오바마시 미술인들은 우리를 극진히 대접해 주었으며 그곳에서 3일정도 머무르며 서로 간에 소통과 친분을 쌓아나갔다. 이러한 공감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교류의 물꼬가 저절로 트이게 되었다. 그때로부터 8년 동안 작가 5명씩 번갈아 오가며 전시를 해왔으며, 마침내는 동부인하여 오고갈 정도로 교분이 두터워졌던 것이다. 지금은 젊은 작가들(영 멤버)에게 바톤을 넘겨 그들 또한 8년이란 연륜을 더하고 있다. 이러한 작가들의 교류를 통해 일본인들에 대한 막연한 편견이 사라지고 친절하며 예의바른 사람들이란 걸 알게 되었다. 그들(올드 멤버) 또한 경주가 마음의 고향이 되었다며 올해도 방문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작가 간 교류에서는 경제적인 부담을 떨쳐버릴 수 없는데, 이 문제는 우리 영남작가들이 먼저 작업실을 호남작가분들에게 개방하는 홈스테이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스케치여행도 함께 하며 명소를 안내하는 등 직접적인 친교를 해나갈 때만이 진정한 의미의 교류가 될 것으로 믿는다. 서로가 친해지고 이해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심리적 통합이 바탕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상생이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교류를 통해 서로 간에 질적 수준을 높여나가는 기회로 삼으며, 양 도의 우수한 작가들의 작품들로 하여금 당해 지역민들의 감상 기대를 뛰어넘는 전시가 되도록 노력해나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이러한 기대감이 충족되어질 때 영·호남 간 예술인들의 상생의 의미는 더욱 빛날 것이다.

양 도는 한국미술사에 빛나는 선배 작가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전남엔 진도 출신의 허백련, 화순 출신의 오지호. 신안 출신의 김환기 등이 있으며, 경북엔 울진 출신의 유영국, 칠곡 출신의 이쾌대, 경주 출신의 손일봉, 손동진, 박봉수 등의 선배들이 있다. 이들 모두는 험한 시대에 태어나 어렵게 작품 활동을 하면서도 감동적인 작품을 남겼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는 바로 그들의 후학들로 그들을 뛰어넘을 만한 각오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각오를 가지고 매진해야만 작가로 산 보람을 찾게 되리라.

이렇듯 수준 높은 작품과 친밀한 우정을 겸한다면 우리는 하나가 되어 부산과 광주, 서울 더 나아가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등지로 지평을 넓혀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사실 경주와 독일은 먼 나라지만 독일의 펠클링엔시와 경주시가 세계문화유산이라는 공통점을 활용하여 교류한 적도 있다. 우리 예술인들이 솔선하여 진정성을 가지고 상생의 물꼬를 틔워나간다면 정치, 행정, 경제에 이르기까지 화합과 발전하는 모습은 저절로 뒤따를 것으로 확신한다. 궁극엔 영남인과 호남인의 구분이 무의미해질 것이며, 이러한 방법으로 북한에까지 교류를 넓혀나간다면, 우리 민족의 정서적 통일이 미리 이루어지는 대역사가 꿈이 아님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최영달

한국미술협회경주지부 전 지부장

 

 

지역미술의 현실과 발전방향

-전남∙경북을 중심으로-

이승정 전남예총 회장

‘지역미술’과 ‘지방미술’이 있습니다. 사전적 의미로 지역은 자연적 또는 사회적, 문화적 특성에 따라 일정하게 나눈 지리적 공간이며, 지방은 한 나라의 수도 이외의 지역을 말합니다. 지역미술은 삶의 공간에 기반을 둔 일체의 미술활동을 일컫는다고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지역미술'의 상황은 ‘중앙’에서는 ‘지방’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시각이 대부분입니다. 이에 ‘전남지역미술∙경북지역미술’에 대한 현재까지의 성과를 공유하고 또 다른 접근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전남미술과 경북미술의 교류전과 세미나는 시작함과 동시에 절반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북과 전남의 미술사는 대구와 광주가 직할시로 분리 되기 전부터 거슬러 올라가며, 무구한 역사 속에서 예술인들은 하나의 정신적인 유대감을 공유하며 지역미술을 발전시켜왔습니다. 하지만 대구와 광주가 경북∙전남에서 분리되어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별도의 행정체제로 오늘까지 이르며, 상대적으로 경북미술과 전남미술은 열악한 기반시설과 문화환경으로 침체가 가속 되어 가고 있습니다.

경북에는 경주, 안동, 상주등 유구한 정신문화가 흐르는 경북지역의 우수한 전통문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남의 근대미술은 대구를 지칭하고 있습니다. 전남에는 나주, 목포, 순천, 진도, 장성, 화순, 담양 등이 예향의 고장입니다. 예향의 사전적 의미는 예술을 즐기는 사람이 많거나 예술가를 많이 배출한 고을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예향의 절반이 전남에 있음에도 불구 하고 문화예술기반은 광주에 있습니다.

경북의 구상미술은 우리나라 근대미술사에 대표(이인성, 손일봉, 이쾌대, 장두건 등)하는 많은 작가가 있으며 전남미술도 남종화의 대가인 허건과 천경자, 오승우 등 우리나라 근대미술사를 대표하는 작가들과 현재까지 지역에서 활동하는 많은 화가들이 있습니다. 지역미술은 말 그대로 ‘지역의 미술’을 의미한다. 그것은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미술을 통칭합니다. 문화시설의 대부분이 서울과 광역도시에 편중된 오늘의 현실이 지역을 문제 삼지 않으면 안 되게끔 되어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지방자치제를 실시한 이후 각 지자체장들은 지역주민의 삶의 질 개선을 공약으로 내걸었을 만큼 문화예술이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지만, 현실에 있어서는 그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민들과 미술행정을 하는 주체가 지역작가들을 사랑하는 주인의식이라 생각 합니다. 이것은 지역의 정체성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내가 내 지역의 미술에 깊은 관심을 갖고 효율적인 미술행정의 집행은 미래 지역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한 초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대가 변하고 산업이 변하면서 미슬을 사랑하고 미술에 후원하는 주체가 바뀌고 사라지거나 없어진게 현실이며, 그 사라지고 없어진 후원자를 대신할 방법을 모색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행정에서는 지방작가들이 큰 미술시장인 서울에서 전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나아가 해외시장에 소개될 수 있는 기회와 수도권 중심으로 되어 있는 메세나 활동과 중앙정부지원을 지역작가에게도 주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예술정책을 수립하는 각종 위원회와 예술단체장들이 대부분 서울 인사들로 구성된 것을 지역예술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지역 예술가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요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경북미술과 전남미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북∙전남미술 관련 창작 및 활동 주체들 간의 수평적인 네트워크 필요성이 대두되어 매년 한 지역씩 선정, 해당 지역 미술의 현황과 과제를 공유하고 향후의 전망에 대한 논의를 활성화해서 ‘지역미술활성화프로젝트’를 마련하여야합니다.

지역미술 활성화의 방안은 신진작가를 육성하고 배려하는 차원에서 창작공간과 미술애호가들의 접점을 늘려주는 전시공간과 메세나 활동이라 할수 있습니다. 이런 내용은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합니다만 구체적인 방법으로 지역민이 지역 작가의 그림을 구입시 그지역 지자체의 예산과 형편에 맞게 메칭을 하는 방법을 제도와 규칙을 만든다면 지역미술발전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승정

한려대학교 미술학과 교수

한국미술협회 이사

전남예총 회장

 

 

‘함께 가자, 상생의 길로!’

- 예술(미술)의 영호남 상생발전을 위한 방안 -

양준석 순천투데이 신문사 대표·발행인

‘영호남 상생발전’ 이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면 가장 먼저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는 우리나라 정치현실이 먼저 떠오르게 됩니다. 그건 일반 국민들이나 문화예술인들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피할 일도 아닙니다. 바로 그처럼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는 정치문화가 바뀌지 않는 현실이기에 더욱 마주보고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갈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시발점은 어쩌면 예술에서 먼저 찾을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한 문화예술이 먼저 교류하고 상생해 나감으로서 나머지 부분에서도 자연스러운 교감과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과 어떤 방향으로 교류를 하는 것이 좀 더 활발한 소통과 교감을 이루어 내느냐 하는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에 방식의 문제를 먼저 제안하겠습니다. 첫째,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만나야만이 서로를 알아갈 수 있으며, 만남을 통해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서로가 몰랐던 상대방에 대해 이해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서로에 대한 ‘인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서로가 다른 환경 속에서 생활해왔기에 ‘나의 견해와 시각’으로만 상대를 들여다보게 되고 이해하려 하면, 그건 올바른 이해가 되지 않고 의도치 않게 ‘오해’를 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나의 견해와 시각’이 아닌 ‘상대의 입장을 인정’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처럼 앞서 두 가지 방식이 선행된다면 셋째는 ‘상호협력’이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상호협력’은 다양한 형태를 통해 실천해 나갈 수 있습니다. 다만 이때의 경우 저는 좀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이며 서로 부대끼며 할 수 있는 것을 권유하고자 합니다.

이를테면 ‘교류전과 같은 공동전시회’도 좋지만 이보다도 한 발 더 나아가 ▲‘공동창작’을 통해 서로 함께 같은 작품을 제작하면서 표현에 대한 생각과 해석에 대한 상대의 견해를 직접 느끼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넷째, 이를 실천하는데 속도를 내기위해 ‘인적 교류를 확대’해 나가며 ‘상호협력 과제’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같은 최소 네 가지 방식의 선제조건들을 구체적으로 체계화하여 실천해 나간다면 어느 한 순간 잠시 만남의 시간으로 끝나지 않고 영호남이 항상 함께 할 수 있는 방안들이 생겨날 것입니다.

앞서 제안한 네 가지 방식이 실현된다면 그 다음은 방향의 문제입니다.

먼저 미술에 대한 정부의 인식제고를 위해 미술인 스스로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문화란 시대를 선도하기도 하며 그 시대상을 반영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문화의 장르 중에 사람들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치며 오래도록 남아 후세에까지 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미술의 영역입니다.

때문에 미술문화가 변화를 선도하고 그 중심에 영호남 미술인들이 함께 한다면 이는 단순히 영호남 미술의 상생발전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 미술문화의 커다란 진전을 가져옴과 동시에 우리사회의 밝은 미래를 제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미술의 영호남 상생발전을 위한 방향으로 첫째, 획기적인 지방미술 발전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중앙미술’이 한국사회의 모든 미술을 대변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 중앙화단의 이름 있는 명망가들도 출신은 거의 지방입니다. 그리고 지방에서 미술의 기초지식을 습득하거나 공부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중앙화단으로 진출하고 나면 그들의 미술이 마치 중앙의 미술이 된 것처럼 변합니다. 본질은 지방인데도 말입니다.

둘째, 중앙미술에 집중된 정부의 정책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지방미술 발전대책을 위한 영호남 미술인들의 공조체제가 필요합니다.

셋째, 앞선 두 가지 방향을 토대로 영호남 미술인들이 상생과 화합의 정신을 바탕으로 지방차원에서의 새로운 지방미술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가야 합니다. 여기엔 ‘미래인재 육성’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영호남의 미술인들이 우리의 후세대인 ‘미술의 미래 세대를 육성’하는 것이 영호남 상생과 발전의 완성이기 때문입니다.

양준석

(사)한국미술협회 이사

(사)전남예총 기획이사

순천투데이 신문사 대표·발행인

                                                                   

독도에서 가거도까지

송재진 한국미협영주지부 회장

1

양 지역 간 교류와 소통에 관한 한, 이미 문화예술계에서는 지역감정이란 벽을 허물어뜨린 지 오랜 일이다. 동서지역 간 문화예술분야의 소통의 궤적은 그만큼 진지했다고 볼 수 있다. 지역의 관심사에서 빗겨져 있을 때가 많아 그 파급효과가 미미했을망정, 문화예술인들의 유대감과 동질감은 그 어느 분야보다도 깊고 탄탄했던 것이다. 한반도에서 남과 북은 현실이지만, 동과 서는 조장된 현실이라고 하겠다.

미술 분야의 경우, 경북도내 여러 지부에서 전남 지역과의 교류전을 개최해오고 있으며, <표1>에서처럼 국내교류는 영·호남 간의 교류전이 근간을 이루어 왔다. 단발성으로 끝난 경우도 없진 않지만, 매년 주고받는 식으로 연륜을 쌓아 나오고 있는 지역이 여러 군데다. 이 시대는 로컬과 글로컬이 한 접점을 이루고 있으며, 중앙을 거치지 않고도 세계와 직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동서화합이라는 말이 골동품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기도 하다.

 

<표1>경상북도-전라남도 미술교류전 현황  

 

지부(회)명

교류 지역(개시년도)

비고

포항미협

국제자매ㆍ우호도시 교류전

-후쿠야마, 광양, 포항(2002)

포스코갤러리

포항-광양 교류전(2003~)

홀수 년에는 광양, 짝수 년에는 포항 개최

구미미협

구미-순천청년작가교류전(2004)

구미문화예술회관

영·호남청년작가교류전-구미/순천/포항(2012)

구미미술청년작가회 주관

영천미협

영천-나주미협교류전(2008~)

제1회 나주미협 초대

영주미협

영주-목포미협교류전(2011~)

제1회 영주미협 초대

 

 

2

경북과 전남은 한국화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가들과 미술사적 주요 맥락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한시에서의 대우처럼 음미되는 부분도 많다. 1946년 9월, 지방 최초의 사학(私學)이자 한국 최초의 민립대학(民立大學)인 <조선대학교>가 광주에 설립되었을 때, 경주에서는 남한 최초로 <경주예술학교>가 몇 달 앞선 4월에 문을 열었다. <조선대학교>가 현재까지 남도 제일의 사학으로 남도예술을 이끌어오고 있다면, 영남예술의 밑거름 역할을 했던 <경주예술학교>는 격동의 시대를 이겨내지 못하고 역사가 된 점이 아련할 따름이다.

전남미술의 여명기에 김홍식(1897년-1966년)이 있었다면 경북에는 황술조(1904∼1939)가 있었다. 두 분 다 영·호남에서 가장 일찍 일본유학을 다녀왔으며, 민족의식이 남달랐다는 공통점을 보유하고 있다. 여수 출신인 김홍식은 호남 최초의 서양화가로 알려진 오지호보다 3년 일찍 동경미술학교를 졸업(1928년)했으며, 경주 출신인 황술조 역시 영남양화의 비조라 할 손일봉보다 4년 앞선 1930년에 <동경미술학교>를 졸업했다. 김홍식이‘맞돕회’ , ‘여수농민회’ 등을 통해 민족개화와 독립운동에 앞장섰다면, 황술조 역시 1934년 임용련(任用璉) 등과 함께 민족적 색채를 띤‘목일회(牧日會)’를 창립하여 활동하였고, 1936년 경주로 귀향해서는‘경주고적보존회’의 상임고문을 맡는 등 신라유적에 심취하다 36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하고 말았다. 이분들이 한국화단에서 한동안 소외되어 있었던 것은, 화단의 전면에 나서지 않고 은둔했다는 점과, 작품 또한 과작이었던 탓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황술조의 경우에는, 1974년 그의 형 집 창고에서 70여 점의 유작이 뒤늦게 발견되기도 했다.

‘경상도의 손일봉(1906~1985)’, 전라도의 ‘오지호(1905~1982)’라는 유행어의 주인공인 두 분 역시 한국화단에 각인된 대가들이다. 오지호는 화순 출신으로 서울의 <휘문고보>를 다닐 때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인 고희동으로부터 그림을 배웠다. 1925년 일본 <가와바타미술학교>에 유학, 1928년에는 ‘녹향회’를 결성했으며, 해방 후에는 ‘조선미술가동맹’ 중앙집행위원, 미술평론 담당 등의 역할을 맡으며 활약했다. 1948년부터 조선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화단에 큰 맥을 형성했으며 한국 인상주의 1세대 작가로 각인되었다. 손일봉은 경주출생으로 1928년 <경성사범>을 졸업하고 1934년 일본으로 유학, 동경 <우에노미술학교>를 졸업했다. ‘선전’에서 입선1회, 특선3회라는 경이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이미 유학 전부터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해방이 되어서야 귀국함으로써 친일로 매도되는 등 한 때 중앙화단으로부터 배척을 받기도 했으나 영남 일원에서 후학양성에 매진하며 작업을 병행했다. 1971년 수도여사대 교수로 초빙됨으로써 중앙화단으로 진출하였고, 이후 타계하기 전까지의 15년 동안 불같은 화업으로 그 명성을 단숨에 회복했다.

수채화분야에서도 호남이 배동신(1920~2008)이라는 세계적인 화가를 배출했다면, 영남에서는 박기태(1927~2013)라고 하는 필력화풍의 대가가 한국수채화 화단의 계보를 이었다. 두 분은 ‘한국수채화작가회’ 창립회원이기도 하면서, 전상수와 함께 3인 수채화전을 개최(1983 신세계화랑)하는 등 생전의 교류도 친밀했다고 보여진다. 미술가 이경성은 배동신의 출현에 대해 중앙집권적인 예술문화에 쐐기를 박은 사건이며, 배동신의 출현으로 한국수채화의 영역이 확대되었다고 평가했다. 한국 수채화의 전통은 영남출신인 이인성, 손일봉, 이경희 등에 의해 주도되어왔지만, 호남에서도 수채화의 전통과 뿌리가 배동신에 의해 비로소 확립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박기태는 손일봉의 직계 제자로 <경주예술학교> 출신이다. 학맥이나 인맥이 전무했던 서울에서 오로지 수채화 하나만으로 승부를 걸었던 외골수 작가였다. 1967년부터 1981년까지 수채화작품으로 ‘국전’에서 열 차례의 입선과 두 차례의 특선(1973, 1976)을 했다. 처음 국전에 출품했을 때 유일한 수채화였다는 점과, 유화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 크기의 종이 그림으로 두 번이나 특선에 올랐다는 것이 오랫동안 회자되었던 이유기도 했다.

 

3

경북은 전남과 비교할 때, 예술분야만큼은 관심과 투자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역사적인 풍토성도 한 원인이기도 하지만, 선비정신이나 전통문화 등에 보다 경도된 탓이 크다 하겠다. 2015년 현재 공·사립 미술관 설립 현황만 보더라도 전남은 22개소, 경북은 9개소로 격차가 엄연하다.(표2,3) 다만, 2014년 경상북도의 예산집행으로 서울 인사동에 <경북갤러리>를 개관했던 것이 그나마 위안을 준다. <경북갤러리>는 도에서 직영하지 않고, ‘한국미협경북도지회’에 운영을 위탁한 점이 새로운 발상이라 하겠다. 2015년 가을, 경북도청이 안동과 예천의 접경 지역인 검마산 아래로 이전을 완료하게 되면, 경북북부권의 발전은 가속될 것이다. 이에 발맞추어 도립미술관 건립도 추진되고 있다. 전남에서는 도립미술관 설립을 광양으로 확정했으며, 경북도 역시 도청소재지에 도립미술관이 건립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표2>경상북도 내 공·사립 미술관 현황

설립연도

명칭

구분

지역

비고

2015

솔거미술관

공립

경주

경주시 경감로 614 (2008년 小山의 작품 기증 의사에 따라 미술관 설립구상, 소산 화백의 기증작품 830점을 기본 소장품으로 8.21 개관)

2013

김종복미술관

사립

경산

대구카톨릭대학교 내

2013

우양미술관

사립

경주

경주시보문로484-7(T.745-7075)경주힐튼호텔대표(조영준)'경주아트선재'(1991년개관)인수

2012

김천시립미술관

공립

김천

김천시 남산공원길 90-14

(T.054-429-3920)

2012

신풍미술관

사립

예천

예천군지보면신풍1리길50(054)635-9329 관장이성은

2009

포항시립미술관

공립

포항

포항시북구환호동351(054)250-6000

관장 김갑수

2005

군립야송미술관

공립

청송

청송군진보면신촌리46-3(054)870-6535

관장 야송 이원좌

2004

시안미술관

사립

영천

영천시화산면가상리648(054)338-9391

관장 변숙희

1999

향암미술관

사립

울진

울진군 온정면 소태리 산32 (054)787-0001 관장 주수일

 

 

<표3>전라남도 내 공·사립 미술관 현황

설립연도

명칭

구분

지역

비고

2014

신선미술관

사립

목포

목포시 평화로 14번길3(상동) 관장 이지호

사립미술관 전남 제-27호

2014

저녁노을미술관

공립

신안

군립. 우암 박용규 화백 작품 126점, 소장작품 85점 등 총211점을 기증받아 설립

2011

오승우미술관

공립

무안

2003년 오승우 화백 작품 180여점을 무안군에 기증

2011

남도전통미술관

공립

진도

진도군 의산면 운림산방로 3125

2010

대담미술관

사립

담양

담양군 담양읍 언골길 5-4 관장 정희남

2009

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

공립

목포

목포시 유달산 노적봉

2009

도화헌미술관

사립

고흥

고흥군 도화면 구암리 단장분교(1종 미술관)

2007

나절로미술관

사립

진도

진도군 진도대로 3886 (구 상만초교) 관장 이상은(한국화가)

2008

갯벌미술관

사립

함평

함평군 함평읍 석성리 200-19 관장 박석규

2008

우종미술관

사립

보성

보성군 조성면 대곡리 보성컨트리클럽 입구 와이엔텍 미술관 명칭 변경

2008

영산미술관

사립

영암

영암군 삼호읍 산호리. 관장 강철수 (전남 제7호 미술관)

2006

달뫼미술관

사립

담양

담양군 창평면 용수리 용운마을

2006

명지미술관

사립

담양

담양군 고서면 고읍리

2006

금곡숲속미술관

사립

장성

장성군 북일면 문암리 금곡 영화마을

2006

잠월미술관

사립

함평

함평군 해보면 산내리

2005

남포미술관

사립

고흥

고흥군 영남면 양사리. 전남 제1호 사립미술관

2003

소전미술관

공립

진도

진도군 진도읍 성내리

2002

아천미술관

사립

영암

영암군 신북면 모산리

1996

옥과미술관

사립

곡성

곡성군 옥과면 옥과리

1993

백민미술관

공립

보성

군립. 보성군 문덕면 죽산리

1989

장전미술관

사립

진도

진도군 임회면 하미길 39 구. 남진미술관.

1985

남농미술관

사립

목포

목포시 갓바위문화지구

 

 

또 경북도에는 ‘문화예술재단’이 설치되어 있지 않지만, ‘전남문화예술재단’의 ‘남도예술은행’ 사업은 귀감으로 삼을 만하다. 이 사업은 생활기반이 열악한 전남지역 미술인들의 창작지원과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 2006년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이 사업이 정착되면서 전남지역으로 되돌아온 작가들과 전업작가들의 숫자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한국미술협회 소속 회원으로 전남에 거주하는 미술인 수가 첫 시행연도인 2006년에 498명이던 것이 2012년에는 619명으로 6년 사이 24.3%나 늘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지역작가 180여 명의 한국화, 서양화, 문인화, 서예 작품 등을 엄선해 3천305점을 구입했으며, 매주 진도 <운림산방>에서 열리는 ‘토요그림경매’를 통해 소장 작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판매수익금은 다시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구입하는데 쓴다고 한다.

 

4

양 지역은 독도와 가거도라는, 국토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상징적인 섬을 각기 보유하고 있다. 독도는 우리나라 최동단에 있으며 가거도는 우리나라 최서남단에 위치한다. 가거도는 사람이 살 수 있는 섬이란 뜻에서 ‘가거도(可居島)’라 불리지만, 독도는 온 국민들의 마음이 주민인 섬이다. 주민등록상의 주민은 독도가 30명, 가거도는 497명이다. 가거도는 대흑산도에서 남서쪽으로 70㎞, 목포에서 145㎞ 떨어진 외딴섬이지만, 독도 역시 울릉도에서 87.4㎞, 육지인 포항에서는 무려 258.3㎞나 떨어져 있다. 모두가 애틋한 감성을 샘솟게 해주는 소중한 국토의 막내들이다. 2003년,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 을 제정하는 도발을 감행하는 바람에 1998년부터 이어오던 경북도와의 교류가 폐지됐다. 그들의 헛된 망상은 오히려 국내의 많은 예술가들에게 독도 사랑법을 깨우치게 해주었다.

이번 행사는 정치, 행정 분야가 앞장섬에 따라 문화예술분야 또한 통 큰 동참을 하게 되었다. 전직 대통령 생가 교차방문으로 우의를 다졌던 경북과 전남 정치권이 합의한 내용은 매우 구체적이고도 상징적이다. 양 도가 가지고 있는 국토의 끝섬(동쪽 울릉도+서쪽 가거도) 주민 상호방문, 1일 명예도지사, 경북-전남 공무원 교류, 지역 농특산물 331장터 공동 운영,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네임 활용사업 등을 합의했으며, 상생 협력 과제로 조선 감영 및 목(牧) 복원을 위한 ‘조선감영 역사고도 관광자원화사업’(상주-나주), 백신 글로벌 산업화 기반구축 등에 대해서도 국비확보에 공동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한다. 동서화합과 상생의 물꼬를 튼 ‘동서화합포럼’은 2014년 창립되었으며, 이철우(김천), 이윤석(무안·신안)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2015년 4월에는 독도와 가거도간 자매결연을 추진하기 위한 실무협의회도 개최됐다.

 

5

이제 양 도간의 상생교류라는 대의 아래, 경주에서 그 교류의 첫 걸음을 떼게 되었다.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역시 올해 새로 건립되었으며, 이곳에서 영호남의 무지개빛 청사진을 예술교류로 제시하게 되었다는 점이 뿌듯할 따름이다. 정치, 행정 등 관료집단으로부터 시작된 상생의 용틀임이지만, 진정한 결실은 예술분야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양 도의 미술인들은 앞으로 함께 미래를 설계해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며,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의지를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

송재진

한국미술협회영주지부 회장

경북수채화협회 회장